대권 출마를 위해 김두관 경남지사가 사퇴를 결심하면서 경남지사직 보선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제나 저제나 김 지사의 사퇴만을 기다리고 있던 여야의 후보군들도 물밑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남지사 보선에선 새누리당 후보의 우위가 점쳐지지만 김 지사가 당내 경선을 통과할 경우 야권 후보에게도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지사는 오는 6일 지사직을 사퇴하고, 8일 대선출마를 선언한다. 그는 “두개의 떡을 손에쥐지 않겠다”며 대통령에 ‘올인’ 의지를 밝혔다. 김 지사의 사퇴 일정이 공식화되자 전현직 국회의원과 현직시장 군수 등이 대거 후보그룹에 이름을 올리며 지사직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우선 경남 창녕 출신인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설이 흘러나온다. 홍 전 대표측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요청이 있으면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 선언을 했던 김학송 전 의원도 도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진다. 김해갑에서 낙선한 김정권 새누리당 전 사무총장도 경남지사직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달곤 전 장관과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혜훈 최고위원, 마산 출신인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도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직 지자체장들의 출마 여부도 관심거리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일찌감치부터 경남지사 출마를 꿈꿔온 것으로 알려지며, 이학렬 고성군수도 지사직 출마를 오래도록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정가에선 현직단체장 배제설, 낙선·낙천 의원 배제설 등도 나돌면서 지사직을 향한 치열한 신경정도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풍성한 후보군들의 하마평이 이어지는 것과 비교해 야권에선 오히려 후보군이 적어 고심이다. 지사직이 새누리당으로 넘어가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 지사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대선 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버리므로써 경남 민심이 썩 좋치 않다는 것이 지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물 난 속에서도 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과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이 후보군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양산에서 낙선한 송인배 후보도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고, 진보측 인사들 가운데에선 강기갑·권영길 전 의원 등도 후보군에 꼽힌다.
한편 이번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오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날짜에 함께 치러진다. 때문에 김 지사가 당내 경선을 통과해 새누리당 후보와 ‘1대1’ 대선 전면전을 펼칠 경우 야권 후보가 이길 수도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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