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통합진보당의 ‘종북 논란’을 바라보는 민주통합당 대권주자 ‘빅4’의 머리속이 어지럽다.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이뤘던 통진당이 당 존립 자체를 뒤흔들 정도의 총체적 부실ㆍ부정 선거 파문에 휩싸인데다,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당 대표 선거마저 서버마비로 다시 치뤄야 하는 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 대권 주자들은 통진당이 쇄신해야 한다는 점에선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해법에 대해선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민주당의 각 계파별 색깔이 ‘중도-중도좌파-좌파’ 등으로 다양한데다, 4ㆍ11총선 당시 야권연대의 책임론과 연관돼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우선 종북 논란에 대해 가장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후보는 손학규 후보다.

손 후보는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거취에 대해 “두 의원은 자신을 버려 진보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연대와 관련해서도 그는 “진보당의 종파주의, 패권주의가 진보를 퇴색시킨 만큼 진보당이 자기 쇄신 노력을 보여준 다음에 국민에게 또는 민주당에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라며 야권연대의 전제 조건으로 ‘쇄신’을 못박았다. ‘쇄신 없이 연대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세균 후보 는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이석기 의원의 발언에 대해 “한마디로 철부지 같은 소리”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통진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관련해서도 “선거 부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연대는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것이지, 연대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손 후보와 정 후보의 이같은 입장은 민주당 안팎의 분위기와도 일치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진당 당대표 경선과 관련 “강병기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야권연대 파기는 불가피하다. 종북 논란을 겪고서도 또 구당권파 측 후보가 또 당대표가 된다면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냐”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아예 통진당 당권파 후보의 정계 배제를 주장했다. 문 후보는 “종북 세력이 있다면 정치권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국가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도 “대중 정치인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문 후보는 마녀사냥식 사상검증은 배격했다. 그는 “하지만 (그들이) 종북주의자인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고 “그들(종북주의자)이 (극소수기때문에) 우리 사회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도 보탰다.

민주당 빅4 가운데 통진당 사태에 대해 가장 유보적 입장을 취하는 후보는 김두관 후보다. 김 후보는 “우리 사회는 건강한 사회인만큼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대중정당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 눈높이를 통한 자기 혁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통진당이 통합을 이루며 내놓은 ‘진보적 대중정당’, ‘대중적 진보정당’을 새삼 강조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후보가 자신의 ‘역할모델’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꼽고, 통신사 국유화 등 민주당 대권주자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실제로 김 후보는 지난 2010년 경남 지사 선거에서 현재 구 당권파 측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강병기 후보와 선거 연대를 이룬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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