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향한 공격에 대해 이례적인 강경대응을 보였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수 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지난 21일 검찰에 고소했다.
이같은 주장을 했던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진우 시사 인 기자도 함께 고소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 측근은 “이들이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과 인터넷 권력으로 꼽히는 나꼼수 멤버들을 직접 고소한 것은 박 전 위원장으로선 매우 이례적인 대응이다.
‘나꼼수’는 이달 초 방송에서 ‘박태규씨가 (저축은행) 구명을 위해 열심히 뛸 때인 2010년 11월 박 전 위원장을 만났다’는 내용의 방송을 했다.
당시 ‘나꼼수’ 측은 A씨의 육성증언을 소개하면서 “(이 대통령과 박근혜는) 서로의 약점을 알고 서로의 이해가 맞는 교집합의 사건 같은 게 있다. 저축은행 사건”이라며 “가카의 형, 공주의 동생이 동시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다. 대형 로비스트 박태규가 양쪽 모두를 만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위원장이 교섭을 벌여 검찰이 대통령 측근 비리를 봐주는 대신 박 전 위원장의 대권가도의 뇌관도 제거하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 기자는 “가장 결정적일 때 저축은행이 망하기 직전에 로비가 가장 필요할 때 그때 집중적으로 만났다”고 말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이 박태규씨와 수 차례 만났는데 이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박태규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트위터에 “박근혜 전 위원장께서 박태규씨와 만난 사실 지적에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답했다. 누가 진실인가를 검찰에서 말할 차례”라고 글을 올렸다.
한편 박 비대위원장은 22일 박 전 위원장의 고소사실에 대해 "저를 고소함으로써 참 흥미진진한 일이 앞으로 벌어지겠구나 싶어 저를 기쁘게 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나꼼수 주진우 기자가 만난 사람의 육성 녹음을 가지고 있고 저도 복수의 유명인사가 진술해준 내용이 있기 때문에 기다려보시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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