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正주체는 우리 아닌 비당권파…조사결과는 희한한 보고서”
“책임은 비당권파에” 강력 비난김승교 黨선관위장 엉뚱한 논리
경선부정 파워게임으로 몰고가
김승교 통합진보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4일 울분에 찬 목소리로 ‘총체적 부정선거’에 대해 “황당한 보고서”라며 정면 반박했다. 특히 진상조사위원회를 “부정(不正)의 주체가 참여한 파워게임”으로 규정하며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건을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권력투쟁으로 몰고 갔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 사수하기’로 풀이된다. ‘이석기 산성’에 갇혀 명백한 사실을 뒤집으려는 당권파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진보당 사태는 ‘이석기 당선자’를 사수하려는 당권파와 사퇴시키려는 비당권파 간의 권력투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진상보고서에 부정의 주체가 단 한마디도 없다”며 “현장투표 관련 부실ㆍ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곳들은 소위 말하는 비당권파 후보들의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부정은 비당권파가 저지르고 책임은 당권파가 지라는 것”이라며 진상조사위와 비당권파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또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는) 희한한 보고서”라며 전면 재조사를 주장했다. 전날 이정희 공동대표의 2차 진상조사 결과 주장에 대한 연장선상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게다가 “허술한 점이 있었더라도 투표값이 바뀌었냐”며 “관리부실한 곳이 전체에 비춰보면 10%도 안 되는데, 어떻게 총체적인 부실이라고 딱지 붙일 수 있냐”고 항변했다. 이와 함께 “국가선관위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다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중앙선관위의 기능 상실 주장에 대해서도 변명(?)으로 일관했다.
군사정권에서 자행된 ‘체육관 선거’의 모든 부정한 방법이 동원됐다는 사실이 ‘명백한 증거’로 입증됐는데도 불구하고 사건 축소에 급급한 모습은 그들 스스로가 비난했던 ‘불통(不通)’의 리더십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공당(公黨)으로 거듭나기 위한 진통을 선택하는 대신 ‘당권 싹쓸이’를 위한 패권경쟁으로 몰고 가는 비상식적인 인식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한석희ㆍ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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