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만 되면 반복되는 유명 인사들에 대한 ‘묻지마 영입설 흘리기’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재연되는 양상이다. 정작 당사자는 영입 대상이 됐는지조차 모른채 뒤늦게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하곤 ‘실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국인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다. 그는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영입 대상자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보도도 비교적 상세했다. 대전·유성 지역에 전략공천 대상자로 검토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확인결과 이 박사는 새누리당이나 영입설을 최초 보도한 언론사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관련 제의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사 관계자는 “이씨는 저장돼 있지 않은 번호로 오는 전화는 받지 않는다. 당 관계자 등으로부터 영입 관련 얘기를 들은바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제가 일하는 곳에서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라며 새누리당 총선 후보로 출마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소설가 이문열씨의 영입과 관련해서도 새누리당은 체면을 구겨야 했다. 이씨는 “수차례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안 할 줄 알면서도 영입 제안을 하는 것이 짜증 난다. 젊은 시절이면 몰라도 (정치 입문하기에) 지금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을 ‘새머리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통일의 꽃’ 임수경 씨에 대한 통합민주당의 영입 제의도 사전에 당사자와의 사전 교감 없이 돌발적으로 나왔다. 지난 12일 임종석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은 임 씨를 영입대상으로 거론했다. 남북화해협력과 여성존중이라는 두가지 가치가 당의 입장에 부합한다는 것이 임 사무총장이 밝힌 임 씨 영입 대상 이유였다. 그러나 임 씨는 임 사무총장의 영입 발언과 관련 당일 “영입에 대한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임 씨는 비교적 정계 진출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통합민주당으로 영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선거때만 되면 이와 유사한 각 정당들의 ‘영입설 흘리기’는 반복돼 왔다. 새누리당은 북파공작원(HID) 출신 사업가, 탈북여성, 필리핀 귀화여성, 보수성향의 문인 등에서부터 요즘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도 거명되고 있다. 반면 이들 가운데 실제 영입 가능한 인사가 몇명이나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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