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20일 경 부분 개각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정치권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장관의 당 복귀를 계기로 지난 대표 경선에서 사실상 대패한 친이계가 다시 뭉칠 경우 친박계로 쏠린 한나라당 힘의 균형추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관련 측근들에 따르면 이 장관은 조만간 청와대를 방문, 이명박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청와대 회동 시점은 이 장관이 특사 자격으로 남수단 등 아프리카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12일 직후며, 이 과정에서 거취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전망이다.
이 장관은 지난 5월에 이미 장관직 사퇴 의사와, 당으로 돌아가 평당원 자격으로 ‘토의종군’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여러 이유로 사퇴를 만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장관의 사퇴 의사가 받아드려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친이, 친박 등 계파 갈등이 최근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수면 아래로 잠시 접어든데다, 친이계 역시 ‘박근혜 대항마’를 키워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친이계의 좌장격인 이 장관의 역활은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한 측근은 “이 장관이 당으로 돌아가 조용히 백의종군 하면서,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 구체적인 그림도 그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 장관의 역활론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친이계의 대권 주자로 직접 나설 것이라는 주장부터,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오세훈 서울시장 등 친이계 대권주자를 만드는 ‘킹 메이커’ 역활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장관의 복귀에도 이미 힘이 빠지기 시작한 친이계의 부활은 힘들 것이라며, 그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