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돌아 결승점까지 불과 4일 남겨둔 한나라당 새 대표 경선전이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홍준표,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저마다 ‘1등 당 대표는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한 친박계인 유승민 후보가 의외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게 각 캠프의 중론이다.
또 남은 최고위원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남경필, 박진, 권영세 후보 세 사람의 최종 순위도 ‘1인2표’라는 이번 경선 특성상 끝까지 예단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30일 김미현 동서리서치 소장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홍준표, 나경원 후보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뒤를 원희룡 후보가 맹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한나라당 대표 경선 판세를 분석했다. “이번에는 1등 당 대표가 꼭 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세 후보가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한 캠프 관계자는 “이번 경선의 관심 포인트 중 하나는 한나라당에서 40대 당 대표가 나올 수 있는가 여부”라며 “보수적인 한나라당 대의원들의 40대(원희룡), 그리고 여성 대표(나경원)에 대한 거부감 희석 정도에 따라 대표 자리의 주인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후보의 약진도 최종 순위에 결정적인 변수다. 지방 순회 비전설명회에서 친박계 대의원들의 열렬한 지지세를 확인한 캠프 관계자는 “4위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대중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3명이 진흙탕 싸움을 펼치는 사이를 압도적인 조직표로 비집고 들어가겠다는 의지다.
유 후보의 조직표 위력은 그를 향한 다른 후보들의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다. 남은 최고위원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남경필, 박진, 권영세 후보 모두 유 후보와 ‘정책 연대’를 공개적으로 때로는 물밑에서 타진 중에 있다. 김 소장은 “유승민 후보를 지지하는 두 번째표가 어느 후보에게 가느냐에 따라서 선거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 후보의 중간 사퇴 여부도 남은 기간 변수다. 또 다른 캠프의 한 관계자는 “1등 당 대표가 아니면 사실상 패배라는 배수진을 치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원희룡, 홍준표, 그리고 나경원 후보 중 한 두곳에서는 판세에 따라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며 “이 경우 이번 경선 결과는 막판까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