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7명 후보들의 변신이 놀랍다. 대구에서는 박근혜 마케팅을, 광주에서는 석패율제 도입을, 충청에서는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웠던 이들 후보들은 28일 당내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한 소장파 의원들 앞에서는 상향식 공천을 골자로 한 공천 개혁을 이구동성 외쳤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 한나라’ 주최 후보 토론회에서 7명 후보들은 모두 상향식 공천을 골자로 한 공천개혁을 약속했다. 유승민, 권영세, 박진, 남경필 등 친박 또는 소장파 후보들은 “특정 계파나 당권을 잡은 소수에게 휘둘리지 않는 공정한 공천을 위해서는 상향식 공천이 필수”라며 소장파 의원들의 내년 총선 고민을 자극했다. 또 원희룡, 나경원, 홍준표 후보 역시 “이기는 공천, 상향식 공천”을 외쳤다.
특히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소장파 의원들을 의식, 정책 변화에 강조했다. 대등한 당정청 관계는 물론 차별화된 친서민정책을 내세웠다. 유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해왔던 길을 그대로 가면 당과 정부 모두 공멸할 것”이라며 “민생과 복지 분야에서는 청와대나 정부와 다른 길을 제시하고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나경원, 원희룡 등 친이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정책 변화 못지않게 청와대와 조율도 강조했다. 나 후보는 “당이 민심을 반영, 정책적 부분에서는 차별화 해야 하지만, 책임까지 차별화 되지는 않는다”며 협력과 적절한 갈등 관계를, 원희룡 후보는 “1일 대응팀 체제 가동을 통한 전략적 의사 소통”을 주장했다.
각 후보의 취약점을 지적하는 질문에도 적극 대응했다. 병역 면제에 대해 원 후보는 엄지 발가락이 엇나간 자신의 발을 직접 보여주며 “힘들었던 성장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자서전에서도 이미 밝혔고, 이런 문제가 언급될 때 마다 마음아파하시는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혀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좌충우돌 리더십으로 공격받고 있는 홍 후보도 “불안정하다는 소리는 한국사회에서 부패 인물들이 활동을 못하도록 하다보니, 이 과정에서 자신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 낸 말”이라며 “겸손하지 못하다는 것 역시 청와대나 누구에게도 당당하게 할 말을 하다보니 생긴 말일 뿐”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한편 이들 후보들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지역 순회 비전발표회에서 현지 민심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4일 대구ㆍ경북권 발표회에서는 “박근혜와 대구의 발전을 이끌겠다”며 박근혜, 그리고 대구ㆍ경북 지역의 경제난을 화두로 내세웠고, 27일 광주 비전발표회에서는 “석패율제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호남 지역에서 한나라당 의원 탄생을 약속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