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7ㆍ4 전당대회가 계파대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주 초 경선 판세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주부터 실시된 권역별 비전발표회와 함께 특히 이번주 초부터 지상파와 케이블TV 등을 통해 5차례 진행될 TV토론을 거치면서 당권후보간 우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선거인단이 21만명여명으로 늘어나고 선거운동의 제약이 심해 TV토론이 선거인단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역별 비전발표회에서 재보선 책임론을 비롯해 당 쇄신ㆍ개혁, ‘표(票)퓰리즘 복지’ 등을 놓고 후보들간 대립각이 형성되고 있어 TV토론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이 같은 기류 속에 당내 계파ㆍ그룹별로 지지후보 선정을 위한 결집이 가속화되면서 후보들간 짝짓기ㆍ합종연횡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구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특임장관이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원희룡 후보를 지지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이계 내부에서 나머지 1표는 자율 선택에 따르되 ‘특정 후보 배제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향배도 이번 전대의 주요 변수 중 하나다. 1인2표제 유지에따라 친박 대표주자로 나선 유승민 후보 지지표 외에 나머지 1표를 흡수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친박 의원은 “당권주자들이 저마다 ‘박근혜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 않느냐”면서 “명시적으로 지지 후보를 선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전략적 투표 행위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여기에 당내 초ㆍ재선 중심의 쇄신파도 28일 ‘당권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어 자신들과 비슷한 정책ㆍ이념을 가진 후보를 지지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계파ㆍ그룹별 결집이 가속화되면서 전대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남경필ㆍ홍준표ㆍ나경원(선수+가나다순) 후보 등 중립ㆍ쇄신후보로 분류되는 당권주자들이 지난 24일 대구에서 열린 비전발표회에서 ‘계파정치 종식’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 소속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새 지도부가 공천을 행사할 텐데 계파에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26일 전당대회와 관련, “청와대를 팔고 다니는 인사들이 있으면 용납하지 않겠다”며 “철저히 색출해 엄중 경고하겠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이날 전대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나 권력기관은 (전대 개입을) 자제해달라. 이번 전대를 소위 구주류 일부의 당권 장악을 위한 조직 선거, 계파 전대로 몰고 가면 한나라당과 정부 전체가 불행해진다”고 홍 후보가 지적한데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고 홍 후보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했다. 임 실장은 이어 “자율 전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홍 후보는 덧붙였다.
양춘병ㆍ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