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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제 2의 고난의 행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북 식량지원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에 예년보다 장마가 일찍 찾아오면서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당국에게 당장 ‘발등의 불’은 장마로 인한 대규모 폭우 가능성이다. 특히 예년보다 장마가 일찍 시작되면서 보릿고개 막바지를 넘기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상청은 올 여름 장마 때문에 북한 전역에서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더구나 올 여름 한반도에 최소 1~2개의 태풍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북한의 수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철 폭우와 겨울철 폭설 등으로 전반적인 수해 방지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에 올해 여름 강수가 집중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도 이를 우려해 지난달부터 주민들을 총동원해 황해도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장마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자재부족 등으로 수해방지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24일 열린북한방송은 신의주 소식통을 인용, “장마철이 다가오자 도에서는 강과 하천의 수해방지 공사에 도내 주민들을 총동원시키고 있지만, 주민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공사를 해마다 한다며 불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열린북한방송은 “댐 건설 등 주요 공사에 필요한 시멘트의 경우 순천 시멘트 공장 등 큰 공장에서 제대로 된 것을 생산해서 사용하지만, 군 단위의 작은 공사는 스스로 시멘트를 구해야 하는 조건에서 질이 낮은 시멘트를 직접 생산해 쓴다”며 ‘날림 공사’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과 EU의 식량평가단이 각각 북한을 방문, 이달초까지 식량사정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돌아갔지만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재개할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되지 않고 있어 북한 당국을 더욱 애타게 만들고 있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산하 인도지원사무국은 일부 북한 지역에서 주민이 영양결핍을 겪는 등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원식량이 다른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고 충분한 현장 접근을 허용한다는 북측의 동의가 있어야 식량을 지원할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의회의 반대기류 등으로 실제 식량을 지원하더라도 8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현태 기자 @godmarx>
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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