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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랑말랑 착한 클래식이 쏟아진다
“성시연 지휘자 선생님~.”
초등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무대 위로 부른다. 두 손을 흔들며 등장한 지휘자는 아이들을 향해 활짝 웃어 보인다. 딱딱한 마에스트로의 권위가 사라진 무대. 지휘자는 마이크를 잡고 “어린이 여러분,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는요,왕자에게 잡힌 불새가 황금 깃털을 하나 뽑아주면서 마법처럼 나타난 공주와 왕자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랍니다”라며 연주곡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다.
클래식 음악이 착해졌다. 돈 걱정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착한 클래식 공연’이 쏟아진다. 기부를 목적으로 한 무료 자선공연도 넘친다. ‘클래식=지루함’이란 선입견이 있는 아이들을 겨냥한 눈높이 공연도 클래식 음악계의 달라진 분위기를 방증한다.
지난 16일에는 서울 소재 26개 초등학교 3100여명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음악이야기’를 찾았다. 공연 관람은 무료. 서울 소재 초등학교에서 신청을 받아 선정된 26개교 학생들이 특별한 클래식 나들이를 즐겼다.
공연해설자로 나선 오병권 서울시향 공연기획자문위원이 차분한 음성으로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구성과 악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들은 클래식의 세계에 푹 빠졌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악기별로 소리를 들려주고, 아이들은 플루트, 호른, 바순, 오보에 등 악기 이름을 옆 친구들과 맞춰보고는 까르르 웃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연. 서울시향 오케스트라(지휘 성시연)가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연주하고, 스크린에서는 ‘불새’의 내용을 극으로 풀어낸 그림자극이 상연됐다. 어른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청각보다 시각적 자극에 쉽게 반응하는 아이들에 맞춘, 클래식의 눈높이 공연이었다.
최근에는 이처럼 틀을 깬 클래식 공연이 넘친다. 서울시향은 주말마다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고 올해 8회에 걸쳐 ‘우리 아이 첫 콘서트’를 한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찾아보면 무료 공연도 굉장히 많다. 고가의 클래식만 좋은 공연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면, 무료로 최고의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세한 무료 공연 정보는 서울시향,서울문화재단,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 홈페이지에 일정표를 참고하면 된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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