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4일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미디어렙 숫자를 놓고 공방을 거듭했다.
복수의 민영 미디어렙 간 경쟁을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공영성 강화를 이유로 ‘1공영 1민영’ 체제를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의 기 싸움은 팽팽한 모습이다.
14일 국회는 6건의 미디어렙 관련 계류 법안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2008년 11월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방송광고 독점이 위헌 판결과 올가을 종합편성채널의 출범을 눈앞에 두고 여야의 논리 대결은 치열하다.
선공에 나선 것은 민주당이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종편 방송사의 독자적인 미디어렙 지원을 약속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은 특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과 방송의 겸업을 앞세운 이들 3개 종편 방송사가 독자적인 광고 수주에 나설 경우 언론 전반의 수익구조를 악화와 함께 언론 다양성의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이 최근 ‘1공영 1민영’ 미디어렙 체제를 당론으로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KBS와 MBC 같은 공영방송은 지금처럼 코바코가, SBS 및 새로 등장할 종편ㆍ보도채널은 1개의 민영 미디어렙이 전담토록 해, 조ㆍ중ㆍ동 중심으로 언론 시장이 재편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영 미디어렙 관련 당론을 확정하지 않았다. 문광위 소속 당 의원들도 ‘1공영 1민영’(진성호 의원), ‘1공영 다민영’(한선교, 이정현 의원) 등 각기 다른 법안을 상임위에 제출한 상태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미디어렙에 관한 당론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다양한 안을 놓고 앞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민영 미디어렙의 도입 취지를 살리는 차원에서 복수 사업자의 경쟁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방통위가 종편의 미디어렙 광고 위탁 의무를 배제하는 방안을 최근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