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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민주 ‘갈등 잔혹사’ 종지부 찍나
33개월만에 영수회담 성사…국정 성공마무리·孫대권주자 부각 ‘공통분모’
부딪치기만 하면 서로 으르릉대던 청와대와 민주당이 6ㆍ9 청와대 인사 개편 이후 ‘데탕트(긴장 완화) 국면’을 맞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후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정치권, 국민과의 소통 강화 메신저로 발탁한 양 김(김효재 정무ㆍ김두우 홍보) 수석이 야당 포용에 적극 나서고 있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책임 있는 대권 주자 이미지 부각을 위해 정쟁 소모전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형성된 신기류다. 서로의 필요가 절박한 만큼 33개월 동안 꽉 막혔던 이명박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은 속전속결로 성사될 전망이다. 이번주 중 대략적인 일정과 의제가 정리될 수도 있다.

김두우 홍보수석은 14일 “여당도, 야당도 국민 눈높이에서 나름의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일방적으로 갈등 유발로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청와대는 (여야 막론하고 정치권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야당의 정치 공세에 공격적으로 대응해왔던 청와대의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ㆍ미 FTA를 비롯한 국정의 주요 현안들이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정치권의 협조 없이는 국정과제 마무리가 쉽지 않다”면서 “특히 민생 안정을 위해서라면 여야 구분 없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민주당과의 갈등은 정치권 업무를 관장하는 청와대 정무수석이 4번이나 바뀔 정도로 해묵은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 천안함 사태 등 굵직굵직한 현안마다 야당이 국정의 발목을 잡았다는 게 청와대의 그간 인식이었다.

이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도 믿는데…”, “4대강 사업이 완성된 이후 모습을 보면 아마도 반대했던 사람들조차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야당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청와대가 밀어붙이기식 국정 운영으로 불통정치를 자초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청와대와 민주당 간 불신의 벽이 높이를 더해가면서 지난해 후반기 이후에는 시중에서나 떠돌 법한 원색적인 상호 비방 공세로 양측 간 갈등은 극점을 향해 치달았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목적 의혹을 시작으로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 아들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 김윤옥 여사 인사 비리 연루 의혹, 정진석 전임 정무수석 저축은행 관련 의혹 등 검증이 필요한 의혹들을 남발했고, 청와대는 ‘거짓말’ ‘소설 같은 이야기’ ‘야바위 정치’ 등 수위 높은 단어들을 동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권과의 갈등이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민생을 중심으로 국익과 국정과제 마무리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치권과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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