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비밀접촉에 참여했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표가 남측이 비밀접촉 진실 은폐시 녹음기록을 공개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정책국 대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모두가 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기만과 모략날조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미 알려진 비밀접촉이 정상회담 개최를 목적한 것이 아니였다는 역적패당의 떠벌임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면서 “김천식은 우리와 만나자마자 이번 비밀접촉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와 인준에 의해 마련됐다고 하면서 그 의미를 부각시켰다”고 전했다.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요구와 관련, 그는 “(남측이) 사과와 관련한 절충안은 내놓은 적도, 애걸한 적도 없다고 우겨대는 것은 낯뜨거운 변명”이라면서 “그들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이남정서라는 것을 거론하면서 북측에서 보면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보면 사과로 간주되는 절충안이라도 내놓자고 빌붙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그것도 통하지 않게 되자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시해주면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의 대결정책도 철회할 것이며, 정상회담도 빨리 추진할 수 있다고 우는 소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남측에서 건넸다는 돈봉투와 관련해서는 “돈봉투 사건의 주역인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과 홍창화 정보원 국장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라면서 “접촉이 결렬 상태에 이르자 김태효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가 트렁크에서 돈봉투를 꺼내들자, 김태효는 그것을 받아 우리 손에 쥐여주려고 했다”며 당시 정황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가 즉시 쳐 던지자 김태효는 얼굴이 벌개져 안절부절 못하였으며, 홍창화는 어색한 동작으로 트렁크에 황급히 돈봉투를 걷어넣고 우리 대표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회담 주최한 측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면 왜 앞서 진행된 두차례 비밀접촉 때는 내놓지 않던 돈봉투를 왜 마지막 비밀접촉에서 꺼내들었는가”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outofmap> 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