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한국의 대권 주자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몽준 의원,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거론했다. 이 신문은 8일자 ‘정몽준, 대선 레이스 돌입’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정 의원의 대선 출마 의지를 전하면서 박 전 대표와 손 대표 등을 대선 유력 후보로 꼽았다.
이 신문은 “박 전 대표의 부친은 한국 경제를 건설한 군사독재자로 정보부장에 의해 살해됐으며 어머니는 친북 동조자에게 암살됐다”고 가족사를 설명했다. FT는 특히 “그녀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혼에다 사생활 공개를 매우 꺼리고 운명적으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FT는 ”정책 발언은 별로 하지 않지만 비극적 가족사에서 비롯된 금욕적인 것에서 나온 비밀스러움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부친의 서거 소식을 들은 뒤 그녀의 첫마디는 ‘휴전선은 문제없나요?’였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 신문은 박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는 순탄치 않다고 덧붙였다.
FT는 이어 정 의원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아 영어를 잘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과 한국축구협회 회장을 지냈다”면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후보로서의 지지도는 박 전 대표보다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보수 한나라당 후보가 되려는 정 의원의 시도는 1960~1970년대 한국을 만든 군부 독재자의 딸이자 현재 대권 경쟁 선두주자인 박 전 대표와의 대결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FT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최근 여론 지지도가 회복되고 있지만 박 전 대표에 필적할만한 역량을 가진 후보를 찾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한 가지 가능성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신노동당에서 영감을 얻어 한국 정치를 중도 방향으로 끌어가기를 원하는 옥스퍼드대 출신의 손 대표라는 것이다. 이 신문은 “손 대표는 대학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길 원한다”면서 “그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것을 대통령에 대한 선전 포고로 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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