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와 관련, 청와대와 민주당의 마구잡이식 폭로전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폭로의 대상으로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김두우 기획관리실장 등 전 정권과 현 정권 실세들의 이름이 여과없이 거론되는 등 양측의 공세는 유례없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사태의 폭발성을 감안할 때, 의혹의 시비가 가려질 경우 어느 한 쪽은 치명적인 정치적 내상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측간의 폭로전에서 먼저 불을 당긴 곳은 민주당이었지만, 청와대가 이례적인 역공에 나서면서 벌써부터 추가 확전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는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비리 연루와 관련해 민주당이 정진석 정무수석의 이름을 의혹리스트에 함께올리자, 목포 출신 국회의원(박지원 전 원내대표)이 보해저축은행 선처를 부탁하는 로비를 했다며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보해 로비 의원이 누구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야당 의원으로부터 그런 청탁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시도가 확실히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며 보해 로비는 ‘팩트’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민주당의 숱한 의혹들은 모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말 그대로 정치적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의 의혹은 하나 같이 근거가 없다” 면서 “청와대에 청탁하려했다는 박모 변화사가 정권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의 친삼촌이란 주장과 청와대가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사표를 신속히 수리한 것이 대통령훈령에 위반된다는 주장 등이 모두 사실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진석 수석과 구속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이 밀접한 관계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두 사람이 만난 장소를 공개하며 정 수석을 압박했다. 특히 캐나다로 도피 중인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와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의 커넥션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한편 이번 폭로전에 앞서 청와대와 박지원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목적과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 발언, 안상수 대표 아들의 서울대 로스쿨 부정 입학 의혹 등과 관련 수차례에 걸쳐 설전과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양춘병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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