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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원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 “학생들에게 디자인 리더십 가르칠 것”
‘디자인은 모든 것’이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론을 받치고 있던 주춧돌. 정경원(61)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부시장급)이 27일 물러난다. 임기 2년을 꽉 채웠다. 그는 본업인 카이스트 교수(산업디자인)로 복귀할 예정이다.

“학생들에게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무를 얘기해주고 싶어요. 교수로 있던 제가 서울시정에 관여하면서 배운 점이 참 많습니다.”

그는 “앞으로 디자인 전공자들은 더 좋은 디자인에 대한 고민은 물론,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통해 리더십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이런 그의 철학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 교수,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 이사,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 등 학계와 현장을 넘나들며 얻어진 ‘엑기스’다.

퇴임 소감으로는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며 “임기 동안 ‘디자인서울’ 시정이 단단히 뿌리를 내려 보람차다”고 했다.

그가 본부장으로 재임하던 사이, ‘디자인서울’은 세계의 중심을 향했다. 또 임시 조직이던 디자인총괄본부는 문화관광디자인본부라는 정규조직으로 ‘승격’됐다.

ICSID가 주도해 시작된 ‘세계디자인수도’ 프로젝트의 초대(2010) 도시로 선정, 지난해 서울은 국제 디자인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즈는 “도쿄는 이제 잊어라, 디자인 마니아는 서울로 간다”고 썼다. 


서울의 활약에 마크 브라이텐버그 ICSID 회장은 “서울은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보여준 도시”라며 극찬했다. 후폭풍은 계속됐다. 차기 수도는 헬싱키, 2014년 3대 수도 선정에는 세계 56개 도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본부장은 “초대 디자인수도 서울이 얼마나 근사했는지, 그리고 지금 세계가 얼마나 디자인에 집중하는지를 보여준다”며 “이제 기업이든, 국가든, 지자체든 디자인 경쟁에서 밀리면 끝”이라고 했다. 결연했다.

세계디자인수도 선정과 함께 지난 2008년 시작한 서울디자인올림픽(2010년 ‘서울디자인한마당’으로 개칭)은 누적 방문객 800만명에 도달했다. 그는 “짝수년 열리는 이 행사가 홀수년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 문화 행사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서울 거리와 간판 정비 작업으로 서울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서울 4대(동대문ㆍ구로ㆍ마포ㆍ강남) 디자인클러스터 조성, 디자인업체 저리융자 등 디자인이 시민 경제활동과 접목되는 ‘디자이노믹스’ 시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는 “이제 서울이 본보기로 삼을 도시는 없다”고 단언했다. 임기 중 뉴욕, 런던, 도쿄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디자인 도시의 장점을 철저히 분석해 서울시정에 적용했기 때문. 그러나 프랑스의 낭뜨와 일본의 요코하마를 “인상 깊다”며 거론했다. 이 도시는 모두 소신 있는 정치가나 예술가가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오랫동안 소신껏 디자인 정책을 펼쳐 ‘예술’의 경지에 오른 도시들이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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