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 연루혐의 검거조 편성
변호인 통해 설득 등 수사 탄력
삼화저축은행 불법대출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 은행 대주주 이모 씨의 신병을 조만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코스닥 기업 횡령 사건 수사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이석환)는 지난 12일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조를 편성, 이 씨의 행방을 추적해왔다. 광주지검 역시 이 씨가 보해저축은행에서 돈을 끌어다 삼화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혐의로 체포영장을 받아 그를 쫓고 있다. 현재 검찰은 이 씨의 변호인을 통해 이 씨가 검찰에 나오도록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붙잡히는 즉시 구속돼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이 씨가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공모해 불법 대출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씨가 지난 2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하면서 수사는 은행의 전·현직 경영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대표 자살사건을 불러온 코스닥 기업 씨모텍과 제이콤 횡령 사건 역시 두 기업을 인수한 이 씨의 잠적으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이 씨가 인수ㆍ합병(M&A) 전문 기업 나무이쿼티의 실소유자로, 또 다른 소유주 김모(잠적) 씨와 함께 두 업체를 인수해 각각 256억원과 282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주무른 이 씨지만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명문대 법대 출신으로 명동 사채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했다는 것 정도다.
검찰은 이 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수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가 얼마나 수사에 협조적일지 두고 봐야겠지만 그가 사건의 핵심인물인 만큼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