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도로나 주택으로 끊겨 복원이 어려운 서울성곽 5.127㎞ 구간을 육교식 성곽이나 방향표시 지형물을 설치하는 ‘형상화 방식’으로 연결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형상화 구간과 현재 공사중인 원형 복원구간 13.5㎞를 합친 총 18.627㎞가 복원되면 서울은 세계 유일의 성곽도시로 재탄생한다.
시는 2014년까지 복원작업을 마무리하고 2015년에 서울성곽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 유일 성곽도시=형상화 작업은 상부 형상화, 하부 형상화, 방향 표시 등 3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도로로 단절됐으나 양쪽에 성곽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392m 구간은 상부에 성곽 형태의 구름다리를 놓는 방식으로 연결된다.
숭례문 서쪽과 창의문, 서울시장 공관, 혜화문, 낙산공원, 흥인지문, 장충단길 남소문지, 소월길 일대 등 9곳이 상부 형상화 방식으로 이어진다.
성곽의 흔적은 남아있지만 양쪽을 이을 만큼의 높이가 확보되지 않은 구간은 도로 바닥에 성곽 선을 따라 화강석을 깔게 된다.
시는 광희문과 장충체육관 등 총 36곳, 734m 구간에 이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화강석 설치지역 일대를 감속구간으로 지정해 차들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숭례문과 대한상공회의소 사이의 128m 구간은 사대문 안 도성으로 진입하는 시발지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상부와 하부 형상화 작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시는 숭례문 서쪽에 대한 형상화 작업이 완료되면 숭례문 좌우 성곽이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심화와 주택가 조성으로 인해 성곽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서소문∼사직단, 혜화동, 흥인지문∼장충동 등 약 4㎞ 구간은 인근 길을 따라 ‘성곽 방향표시 지형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지형물을 성곽 성문 형태로 제작해 2m 간격으로 설치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성곽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통ㆍ현대 어우러진 관광코스 개발=서울성곽은 서울에 도읍을 정한 태조 이성계가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경복궁을 중심으로 내사산(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을 연결해 쌓은 것이다.
그러나 서울성곽의 성문과 성벽은 일제의 도시계획으로 무너졌고, 근대화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더 심하게 파손됐다.
이에 서울시는 1975년 삼청지구(창의문∼숙정문)의 서울성곽 2570m를 복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 36년간 성북, 광희, 남산, 청운, 삼선, 동숭지구 등을 꾸준히 복원해 현재 12.210㎞가 복원됐다.
시는 서울성곽이 완전히 연결되면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명소로 만들 방침이다.
안승일 서울시 문화관광기획관은 “총 110억원의 예산을 투입 성곽을 모두 연결하면 세계적인 문화관광 아이콘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며 “서울 성곽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 @jycafe> jycafe@heraldcorp.com
숭례문 형상화 조감도, 숭례문 투시도, 혜화문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