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계엄법 위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이신범·이택돈 전 의원에게 국가와 전두환 전 대통령, 이학봉 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장이 연대해 1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이건배 부장판사)는 “합수부 수사관이 이 전 의원 등을 강제 연행해 고문과 구타, 욕설, 협박을 동반한 수사를 하고 이에 이택돈 의원이 사퇴하기도 했으며 이들은 형이 확정돼 복역했는데 이는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17일 밝혔다.
이어 “내란음모나 계엄법 위반 등 혐의자에 대한 수사라는 직무집행의 외관을 갖춰 일어난 것이므로 전 전 대통령과 이 전 단장은 민법에 따라, 국가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두 전직 의원에 대한 재심 판결이 확정된 2007년 7월까지 국가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보고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국가의 주장을 배척했다.
이신범·이택돈 전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돼 복역하다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4년 재심을 통해 내란음모 사건의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후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 2007년 서울고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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