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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인돌에 푹 빠진 화가 임근우, ‘고고학적 기상도’전
화가 임근우(51ㆍ강원대 교수) 그림의 명제는 ‘고고학적 기상도’다. 그의 그림에선 사이 좋게 마주한 두 마리 말 위로, 분홍빛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꽃 주위로 검은 중절모가 둥둥 떠다니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임근우 교수가 17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대표 손성례)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임 작가는 1990년부터 ‘고고학적 기상도’라는 타이틀로 작업해왔다. ‘고고학적 기상도’라는 명제는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같은 무릉도원을 꿈꾸는 작가의 소망에서 비롯됐다. 특히 동물 머리 위에 소담스럽게 핀 꽃무리는 ‘아름다운 이상향’을 지칭한다.

어린 시절 집에서 20㎞ 거리에 지석묘가 있어 자주 찾았다는 작가는 “지석묘에서 놀며 5000년 전 고대 인류를 상상하곤 했다. 나도 모르게 고인돌과 고고학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대학도 건축과로 진학해 고건축을 전공했다”고 밝혔다. 그리곤 화폭 위에서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미술에 매료돼 29세의 늦은 나이에 홍익대 회화과에 입학해 대학원까지 마쳤다.



한 곳에 정착하기 보다 유목민처럼 이리저리 떠돌며 상상의 세계를 풀어내길 좋아하는 임 작가의 성정은 무중력 상태의 작품과 꼭 닮아 있다. 화면 전체를 둥둥 떠다니는 중절모는 작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또 다완, 뫼비우스 띠 등은 영원함을 은유한다. (02)549-3112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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