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역할을 분담한 동반성장 모델의 대표는 막걸리다. CJ제일제당은 지역 막걸리 제조업체와 협력해 중소업체들의 취약점인 유통, R&D, 품질관리, 마케팅, 영업, 글로벌 수출 등을 담당하고 있다.
전국 560여곳의 지역 막걸리 제조업체는 오랜 전통과 제조 비법은 있지만 유통에는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CJ제일제당은 3곳의 협력업체에 연구원을 파견해 제조 상태와 위생수준을 상시 체크하게 하면서 품질을 끌어올리고, 제조과정 표준화를 돕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또 그동안 막걸리 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용기 문제도 해결했다. 생막걸리는 효모가 만들어내는 탄산가스 때문에 막걸리가 새거나 병을 딸 때 내용물이 쏟아져나오는 문제점이 있었다. CJ제일제당은 포장개발센터에서 막걸리 용기 안의 탄산가스를 자연스럽게 밖으로 배출하면서 막걸리는 새지 않는 병 마개를 개발해 계약업체에 로열티 없이 제공했다. 용기 문제가 해결되면서 기존 10일 안팎이었던 유통기한도 15일로 늘었다.
CJ제일제당이 전남 신안군 천일염 염전에서 지역 어민들과 공동으로 천일염 오천년의 신비를 생산하고 있다. |
CJ제일제당이 구상하는 동반성장의 다른 모델은 천일염이다.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규모의 천일염 생산시설이 전라남도 신안군 신의도에서 문을 열었다. CJ제일제당과 전남 신의도 어민이 공동으로 설립한 신의도 천일염의 생산공장이 완성된 것이다. 신의도 천일염 공장은 부지가 2만4211㎡에 달하는 세게 최대 규모의 공장이다. 이곳에서는 천일염 완제품을 연간 2만t 까지 생산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이곳의 가치를 세계 최대라는 상징성보다 상생에서 찾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신의도 염전을 소유한 어민 83명과 함께 공동으로 신의도 천일염 주식회사를 설립해 지분을 CJ 52%, 어민 48%로 나눴다.
CJ의 천일염 생산 공장의 절반가량은 현지 주민들의 몫인 것이다. 신의도에서 2대째 염전을 운영해 온 박용찬(56) 씨는 CJ와의 협력에 대해 “천일염을 공급할 수 있어 안정적인 데다가 회사의 주주도 되는 셈이니 일석이조가 아니냐”며 반색했다.
CJ제일제당은 염전 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과정을 주기적으로 운영하는 등 염전관리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현지 주민들과 공동으로 지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