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열리는 ‘세기의 결혼식’이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 국민들은 물론 전세계인들은 벌써부터 흥분에 휩싸여있다. 결혼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주변에는 조금이라도 로열웨딩을 가까이서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현지시간으로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대형 전광판으로 로열웨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구촌이 열광하고 있다.
▶윌리엄 왕자 깜짝 방문에 노숙하던 시민들 환호=로열웨딩 하루 전날인 28일 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주변에서 노숙하던 시민들은 윌리엄 왕자의 깜짝 방문에 환호했다. 윌리엄 왕자는 캐주얼 복장으로 나타나 거리에서 밤을 지새고 있는 군중들과 악수를 나눴다. 시민들은 휴대폰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윌리엄 왕자를 찍기에 빠빴다. 윌리엄 왕자는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내일 너무 긴장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동생과 함께 거리에 나온 사라 화이트(26)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왕위 계승자의 결혼식을 보는 것은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며 “거리에 나온 모두가 친구가 됐고 즐거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혼식 전날 밤 영국 국민들은 텐트와 슬리핑백을 들고 나오는 등 영국 거리는 벌써부터 축제열기에 휩싸여있다. 젊은층들은 영국 국기 모양으로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윌리엄과 케이트의 영원한 사랑을 바란다’는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반면 혹시 모를 테러나 사고를 대비해 군인 1500명, 경찰 5000명이 동원돼 철통보안을 하고 있다.
한편 초미의 관심사인 신부의 웨딩드레스는 결혼식 직전까지 ‘일급비밀(top secret)’로 부쳐졌다. 신랑신부는 결혼식이 끝난 뒤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하며 발코니 키스를 보여줄 전망이다. 이어 여왕과 찰스 왕세자가 베푸는 오찬, 만찬이 이어진다.
영국 왕실은 이날 엘리자베스 여왕과 부군 필립공이 젊은 왕족들의 파티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왕궁을 비워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5500여건의 거리 축제가 벌어지며, 왕실 반대 시위도 1건 예정돼있다.
영국 기상청은 이날 구름낀 날씨로 시작하며 오전 중 잠깐 해가 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비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며, 결혼식 즈음에는 비올 확률이 30%가량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슈퍼볼 웨딩’에 열광=지구촌 곳곳에서도 축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로열웨딩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새벽 6시경에 열리지만 수백명에 달하는 미국인들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대형전광판으로 로열웨딩을 지켜볼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팝스타의 축하공연도 예정돼 있으며 세커플이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호주의 의료기관 로열플라잉닥터서비스는 이날 호주 전통 방식으로 바베큐 파티를 연다. 이 회사 직원 및 가족들은 격납고에서 로열웨딩을 지켜보는 이들을 위해 맥주, 소시지 등을 제공한다.
캐나다 호텔들은 새벽 5시부터 문을 열고 로열웨딩을 생중계한 뒤 ‘로열웨딩 조찬’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가격이 65캐나다달러인 이 이벤트 참여 티켓은 다 팔려나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