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해 “들어보지 못했고, 이해도 못하겠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동반성장위와 재계의 이익공유제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게 됐다.
특히 재계의 대표 아이콘인 이 회장이 순간적인 발언이 아니라 작심발언을 한 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재계에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재계가 동반성장위의 이익공유제 주장과 관련해 속으로 끙끙 앓아왔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비판의 목소리가 공유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따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촉발한 이익공유제 논란은 재계의 반발에 부딪쳤고, 정 위원장의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10일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강경한 멘트를 내놓은 것은 일회성이 아니라 그동안 간직해 왔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전경련 회장단회의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표출했다는 분석이 강하다.
이는 재계의 공감대일 뿐 아니라 이 회장의 신념과도 연결돼 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책에서도 본 적이 없다”며 “이해를 못하겠으며, 사회주의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에서 쓰는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최고로 강경한 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계의 심경을 대표했다고 하지만 이 회장의 발언은 초강경이라는 점에서 다소 놀랐다”며 “그만큼 재계의 요구 수위가 지나쳤다는 뜻도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재계를 위해 움직인 것 같다”고 평했다.
중요한 것은 이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재계 전체적으로 정운찬발(發) 이익공유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세력화, 표면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회장이 어쨋든 총대를 멘 상황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목소리는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반성장에 관한한 다양한 흐름이 진행되겠지만 최소한 이익공유제에 대해선 동반성장위로서도 일사천리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게 된 것 아니냐”고 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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