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시가 휴대폰 위치 추적 시스템을 활용해 시민들의 이동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하자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는 베이징시 과학기술위원회가 차이나모바일 가입자 1700만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의 외출 동태 정보 플랫폼을 구축, 휴대폰 가입자의 이동 범위, 교통 수단 등을 추적해 유동량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2일 보도했다.

리궈광(李國光) 과학기술위원회 부처장은 “현재 시행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며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을 우선 선정해 유동량을 파악해 교통을 원활히 하는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중국 누리꾼들은 “짐 캐리 주연의 헐리우드 영화 ‘트루먼 쇼’의 현실판”,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빅브라더가 따로 없다”는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누리꾸은 휴대폰 가입자의 동의를 구하는 게 우선되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이를 시행한다면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시는 이와 함께 24시간 거리 순찰시스템도 도입할 방침이다. 오는 6월부터 시 전체에 교통, 무장, 특수 경찰 등 모든 경찰력이 연동하는 순찰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도보, 자전거, 자동차 등 3가지 방식을 동원하고 순찰차에 3G 시스템을 장착할 예정이다.

중국은 최근 중동의 민주화 열풍을 사전에 막기 위해 밀착 감시를 펼치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시위를 조직하거나 선동하거나,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사실을 왜곡ㆍ날조하는 정보를 퍼트릴 경우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경고문이 올라와 있는 등 인터넷ㆍ휴대폰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