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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소외계층 대상 ‘착한제품’ 개발하니 ‘일석이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높아지면서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을 넘어 적극적으로 극빈층이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개발, 이익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실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말라리아와 에이즈가 창궐하는 아프리카지역에 손쉽게 병의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공급하는 디웍스 엔터프라이즈,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 빨대 형식의 휴대용 정수기를 공급하는 토르벤 베스터가드 프란젠, 개발도상국 장애인들에게 저렴한 인공 무릎관절을 공급하는 리모션 디자인 등이다. 이들 기업의 제품들은 그 동안 비용이 높아 후진국 주민들이 구입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제품들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디웍스 엔터프라이즈, 아프리카 지역에 에이즈 등 진단 키트 공급=미국 뉴저지 프린스턴에 소재한 디웍스 엔터프라이즈(대표 김인중)는 얼마전 세네갈에 22억원어치 에이즈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디웍스 엔터프라이즈는 감염성질환(말라리아ㆍB형간염, C형간염ㆍ에이즈ㆍ결핵ㆍ매독 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KITS)를 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출신 연구원들이 중심이 돼 2008년 설립된 기업이다.

현재 WHO(세계보건기구), Unicef 등 국제구호기구들과 손잡고 세네갈을 중심으로 말리, 모리타니등 West Africa 지역에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디웍스가 개발한 진단키트는 에이즈와 간염, 말라리아, 결핵, 매독 등 대부분의 감염성질환들로, 공급 금액은 개당 약 1500원이다. 이 진단 키트를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이들 질병의 감염여부를 3~5분 내에 알 수 있다.

감염성 질환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 3세계 국가에서 매년 1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2008년 기준 4200만 HIV 감염자 중 70% 이상이 아프리카에 살고 있다. 또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30초마다 한 명씩 말라리아 등 감염성 질환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디웍스 엔터프라이즈 김인중 대표는 “아프리카의 많은 주민과 어린이들은 질병의 감염여부조차 모른채 귀한 생명을 잃고 있다”며 “빠르고 간편하게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는 이들 낙후지역의 질병확산을 막는데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토르벤 베스터가드 프란젠의 휴대용 정수기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덴마크 기업인 토르벤 베스터가드 프란젠은 흙탕물이 많아 맑은 물을 구하기 어려운 아프리카나 아시아 주민들을 위해 빨대 형식의 휴대용 정수기인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를 개발했다. 가격이 3달러인 라이프 스트로는 제품 하나로 700리터의 물을 정화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인구의 1/6은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를 공급 받지 못하고 있고, 특히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 빈민지역은 인구 중 1/2 이상이 물로 인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개발도상국 장애인들에게 튼튼한 다리를… ‘리모션 디자인’=2010년 세계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리모션 디자인은 개발도상국 장애인들에게 저렴하고 튼튼한 의족을 공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설립자 조엘 새들러는 400~1만 달러가 넘는 인공 무릎관절 대신 플라스틱과 볼트 등으로 조립해 만든 20달러짜리 인공 무릎관절을 개발해 지금까지 인도 장애인 1300여 명에게 보행의 자유를 안겨줬다.

▶CJ제일제당, 단백질 소화장애 아동을 위한 ‘저단백밥 햇반’ =CJ제일제당의 저단백밥 햇반은 선천성 대사질환인 ‘페닐케톤뇨증’ 아이들을 위해 개발됐다.

페닐케톤뇨증은 6만명에 한 명꼴로 나타나는 선천성 희귀질환으로 일반 음식을 섭취하면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은 채 몸 안에 축적되어 정신지체·성장장애 등을 일으킨다.

이 햇반이 개발된 계기는 CJ제일제당 직원의 자녀가 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회사측이전해 듣고 국내에 200여명뿐인 같은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저단백밥을 개발해 2009년 10월 선보인 것.

최근 CJ제일제당은 저단백밥 햇반의 수요가 늘면서 올해부터는 손해 확대를 감수하고 생산 물량을 두 배로 늘린 상태다.

▶매일유업, 선천성 대사질환아를 위한 분유=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영ㆍ유아를 위한 특수분유는 식이요법이 아니면 장애아가 되거나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아이를 위한 영ㆍ유아식으로, 선천적으로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아 대사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질환이 있는 아이들을 위해 총 8가지로 구성돼 있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은 수 만명 중 1명 비율로 발생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구토나 호흡곤란으로 시작해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운동발달장애나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다.

1999년 매일유업이 국내 순수 자체 기술로 특수분유를 제조하기 전까지 국내에선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영ㆍ유아 특수분유가 없어 캔당 5만~6만원이 넘는 값비싼 외국산 제품에 의존해 왔다.

한편 위의 국내식품을 비롯해 남양유업의 소아장애아용 분유 등 3개 제품은 2011년도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서의 ‘바람직한 소비생활 문화’ 단원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의 소비를 위하여 이익이 전혀 없거나 손해를 보면서도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소수의 사람을 배려’하는 기업활동의 사례로 등장한다.

<이진용 기자 @jycafe>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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