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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문서 위조공장까지 갖춘 50억대 토지사기단
서울동대문경찰서는 공문서를 위조한 수십억원대의 토지사기단 18명을 검거하고 4명을 지명수배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총책인 신모(53)씨와 위조책 고모(58)씨에게 사기 및 공문서위조 혐의를, 조직폭력배 정모(48)씨에게 인질강도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등 모두 8명을 구속했다. 또한 법무사와 등기소ㆍ주민센터 직원 등 10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 등기권리증과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이모(77)씨의 경기도 화성시 땅 5만4600㎡에 21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대기업 계열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10억원 상당의 윤활유를 공급받아 처분하는 등 지난 2004년부터 10회에 걸쳐 총 54억원대의 토지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해 4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지하방에 주민등록증 위조를 위한 장비를 마련하고 주민등록증이나 등기권리증, 인감증명서 등을 위조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받고 팔아 왔다.

구속된 정 씨는 지난 2005년 강동구 명일동 소재 공시지가 93억원대 국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려다 실패하자 로비자금으로 건네준 1억2000만원을 회수하려고 지방 조직폭력배를 자칭하며 지주 역할을 맡은 조모(66)씨를 감금폭행, 인질로 잡고, 그의 동거녀의 토지에 2억원의 근저당권 설정 및 1억5000만원짜리 차용증서를 강제로 작성 받아 강취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기단 검거로 인해 국가 신분증명시스템에 허점이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주민등록증은 1장에 120만원 정도로 사진이나 인적사항 등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고, 유가증권은 100만원부터 금액에 따라 올라가며, 등기권리증은 800만원이면 위조가 가능하고, 인감증명서는 3000만원이면 위조가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동사무소와 등기소, 법무사 사무소 어느 곳에서도 본인확인 절차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절차가 없이 담당자 혼자 육안만으로 주관적으로 확인해 맞다고 판단하면 인감증명서를 발급해주고, 근저당권 설정 서류를 작성해주며, 등기를 필할 수 있어 신분증명시스템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범행 외에도 전국의 100여건의 범행대상 토지를 물색해 지주의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ㆍ초본 등을 발급받아 12건은 이미 근저당권 설정을 완료했다는 정보를 확보하고, 행정안전부에 전국의 발급현황을 의뢰하는 등 여죄를 수사중이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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