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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아이들'...아이 시선으로 사회 고발

<그림자 아이들>(봄나무, 2010)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의 이야기다. 해서, 친구도 사귈 수 없고 학교도 다닐 수 없는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과연 그 아이에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식량부족을 이유로 정부는 인구감소 정책으로 자녀의 수를 둘로 제안했다. 셋 째 아이는 존재할 수 없다. 셋째을 임신하는 건 범죄였다. 비밀리에 태어난 셋째 아이가 인구 경찰들에게 발각되면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주인공 루크는 바로 그런 셋째 아이다. 부모님과 두 명의 형을 제외하곤 아무도 만난 적이 없는 아이, 외할머니조차도 루크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래야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라도 밖에서 알아 볼 수 있으면 큰일이다. 일터로 학교로 모두 나가고 홀로 숨어 지내야 하다니, 한 창 밖에서 뛰어 놀고 친구들과 어울릴 열두 살 소년에게 가혹한 현실이다.

 

루크는 다락방에서 이웃집들을 몰래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곳엔 ‘배런’이라 불리는 부유한 사회층이 살고 있다. 그들에겐 셋째 아이가 있을 리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서 자기처럼 숨어 있는 아이를 발견한다. 루크는 용기를 내어 그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젠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셋째 아이였다. 젠은 자신과 너무도 달랐다. 배런이라는 지위 때문인지 당당했고 가짜 신분증으로 외출도 할 수 있었다.

 

젠을 통해 루크는 셋째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았고 정부의 말이 모두가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젠은 인터넷으로 셋째 아이들과 비밀 모임을 갖고 집회를 계획하고 있었다. 식량부족은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정부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면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그런 젠이 부러웠지만 정부가 두려웠던 루크는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젠을 기다린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뉴스에서 조차 집회에 대한 말은 없었다. 젠을 찾아가지만 루크에게 들려온 소식은 젠의 죽음이었다. 믿었던 셋째 아이들이 집회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중요한 건 행동뿐이라고’,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젠은 그렇게 죽음을 맞은 것이다. 숨어 사는 아이였던 루크는 결심한다. 더 이상 숨어 사는 아이로 살지 않기로 한다. 가짜 신분증으로 다시 태어난다. 동화는 젠과 루크같은 아이들의 행동을 빌려 말한다. 국가의 통제와 억압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못된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는 겁쟁이 어른들을 비판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량부족, 늘어나는 빈민문제를 고발한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지만 부모와 함께 읽어야 할 동화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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