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건 그리움이자 내가 그 대상으로의 변화를 내포한다. 법정 스님의 흔적을 하나하나 밟아간 ‘법정기행’(이시현 지음/마더북스)는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하며 법정의 맑고 자유로운 영혼을 닮고자 하는 저자의 궤적이다.
주인공의 여정은 진흙 같은 세상과 청량한 대나무 숲 사이를 오가는 묘한 경험을 선사한다.
실향민 출신인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가난한 친정과 넉넉했던 시댁 사이에서의 모진 마음고생과 가출, 이혼 등 개인의 내밀한 얘기가 부담스럽지 않은 것도 법정기행을 통해 진정한 자아찾기로 귀결되는 데 있다.
법정의 생가인 해남 땅끝마을, 통영 미래사, 도반을 만난 하동 쌍계사, 봉은사 다래헌, 송광사 불일암, 길상사, 강원도 오두막까지 법정의 발자취를 다시 되돌아보는 경험을 나눌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