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아홉 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 ‘장마’등으로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소설가 윤흥길이 가출소년에 폭력교수였다고 스스로 고백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해학과 토속언어로 시대의 허상과 잘못된 권력을 비틀어 보여온 작가는 계간지 ‘문학의 문학’ 겨울호 특집대담에서 문제아였던 어린시절을 털어놨다.
그는 유독 자신에게만 엄하고 매정했던 아버지에 대한 반항으로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모두 5차례 가출을 했다고 밝혔다.
염천교 아래 소매치기단에 끌려가 말총 고리로 만년필 후리는 훈련도 해봤고, 중앙선 기차 타고 소매치기 실습까지 나갔다가 원주역에서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는 것.
그가 상습 가출에 종지부를 찍은 건 중학교 2학년때. 가출했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왔는데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마루 밑에 기어들어가 개를 안고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머니의 기도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집 나간 우리 홍길이 빨리 돌아오게 이끌어 주십시오”
어머니 기도소리를 듣고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는데 방에 들어가보니 윗목에 밥상이 차려져 있고 따뜻한 아랫목에는 밥그릇이 묻혀있었다고 했다.
그때 밤 늦게 밥을 먹으면서 다시는 가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정말 다시는 가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잘못된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 대학에서는 폭력교수로 소문나기도 했다. 불량한 학생들도 그가 눈을 치뜨면 찍소리 못했고, 아무리 타이르고 주의를 주고 해도 마찬가지일 경우 붙잡아다가 주먹으로 다스렸다고 한다.
작가는 해방후에서 6.25까지 혼란기를 그린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을 ‘문학의 문학’에 연재하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