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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사태, 北에도 영향?
튀니지에서 이집트로 옮겨 붙은 아랍권의 민주화 불길이 과연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인 북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최근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20~30년간 유지돼온 권위주의적 독재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과 누적된 불만이 ‘민주화’ 기치하에 폭발한 것이다. 특히 이집트의 경우, 30%가 넘는 고실업으로 국민들은 고통받고 있지만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군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 수년간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2대 세습’을 시도, 북한 정권과도 공통점이 있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북한사회의 특성상 최근 중동의 민주화 시위 소식이 주민들에게 얼마나 전달되고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90년대 중반 소위 ‘고난의 행군’이래 최악의 식량난에 처해있고, 전력난과 화폐개혁의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아랍권의 민주화 시위가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촉매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북한에서 당장 튀니지나 이집트와 같은 민중봉기가 발발할 가능성은 낮은 것이 사실이다.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외부 소식 유입이 제한적이고 이동제한, 연좌제 등으로 주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기 쉽지 않은데다, 김정일ㆍ정은 부자가 당과 군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집트 등과는 상황이 다르다.

그럼에도 최근 북한 주민들이 각종 매체와 통신기기 등을 통해 남한을 포함한 외부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만큼, 미약하나마 북한 내부에서도 변화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아랍권이 과거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점에서 북한 내부의 심리적 동요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980년대말 동독에 이은 동유럽 지배체제의 연쇄 붕괴와 이번 튀니지 이집트 사례가 보여주듯이 장기 독재체제가 외견상 강건해 보이더라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권이 민중봉기로 한번 허물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붕괴된다는 점에서 북한 통치체제의 지속가능성 여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주민들의 사회정치의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며 “반김정일 정도는 아니지만 주민들이 보안원에게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북 전문매체의 역할이 강화돼 북한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외부에 알려지면 국제 사회의 압력이 강해져 북한 정부도 폭압을 약화할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김정일이 죽고 통제력이 약해진다면 혁명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인 자유진보연합은 전날 ‘이집트의 무바라크 다음은 김정일 차례다’라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북한 주민들이라고 해서 기본적인 생존조차 보장해주지 못하는 김씨 일가의 전제정치를 마냥 인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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