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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속 단골 조연, 무대선‘단독 주연’
얼굴은 익숙한데 이름은 가물가물. 이름보다 얼굴이 먼저 알려진 이들이 무대를 주름잡았다. TV 속 ‘단골 조연’들이 무대 위 ‘단독 주연’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감초로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미친 존재감’은 연극 무대에서는 ‘진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는 주로 코믹한 이미지였다면, 무대에서는 웃음뿐 아니라 파격적인 변신과 연출과 각색 등 다른 영역까지 책임지기도 한다.
김승욱이란 이름보다 ‘아가씨를 부탁해’의 장 집사, 이대연 대신 ‘추노’의 땡중, 이성민보다 ‘파스타’의 설 사장이라고 하면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같이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배우들. 다음달 11일부터 서울 동숭동 아트원씨어터3관에 오르는 연극 ‘늘근도둑이야기’에서 볼 수 있는 얼굴들이다.
1989년 초연 이후 꾸준히 공연된 ‘늘근도둑이야기’는 더 늙은 도둑, 덜 늙은 도둑, 수사관 등 3명의 배우가 공연을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호흡과 연기력이 중요하다. 시사풍자 코미디로, 무대에서의 현장성과 즉흥성이 강한 작품인 만큼 연기력에 대한 믿음 없이는 맡기기 어려운 배역이기에 이들이 나섰다.
배우 안석환의 활동 반경은 이보다 넓다. 수목드라마 ‘도망자 플랜B’와 ‘대물’에 동시 출연했던 그는 당시 연극 ‘시라노 드 베르주락’에서 시라노로 열연했다. SM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대머리 여가수’에서는 각색과 연출뿐 아니라 배우로도 출연하고 있다. 동시에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도 촬영하고 있다. 매니저 없이 혼자 스케줄을 잡으면서도 부지런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드라마 조연을 거쳐 당당히 실력으로 뮤지컬 주역 자리를 꿰찬 정성화는 이번엔 파격적인 변신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게이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다음달 11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1관에서 공연될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동성애자 몰리나 역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연극 무대에 대한 애정과 연기에 대한 욕심이 기반을 두고 있지만 생계를 이어가는 현실적인 수단도 외면할 수 없기에 무대와 브라운관을 꾸준히 오간다. 브라운관이든 무대든, 조연이든 주연이든 분명한 것은 그들은 어디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이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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