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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의‘ 작은 거인’…호주·뉴질랜드 뒤엔…‘다문화 하모니’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하리 만큼 추운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럴 때면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나 뉴질랜드로 휴가를 떠나는 상상(물론 상상만)을 자주 하게 된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다른 대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클래식 음악 시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래도 호주와 뉴질랜드는 북반구에서 상당히 거리가 멀고, 또 방문하더라도 많지 않은 인구 때문에 연주 기회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에도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고, 이곳 출신의 연주자들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낳은 대스타는 아마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일 것이다. 부모가 각각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과 백인인 그녀는 세계 유명 오페라 극장에서 명성을 떨쳤다. 그녀는 특히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에도 ‘연가’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뉴질랜드 민요를 세계에 알리는 데도 일조했다.

한편 작년에 세상을 떠난 소프라노 조안 서덜랜드는 호주가 낳은 세기의 성악가였다. 마리아 칼라스와 더불어 전설적인 소프라노로 이름을 날린 그녀는 강렬하고 화려한 목소리와 탁월한 연기로 오페라 무대를 지배했다.

호주가 낳은 또 다른 스타는 기타리스트 존 윌리엄스다.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칭송받고 있다. 150년이 넘는 역사 동안 한 번도 여성 지휘자를 허락하지 않았던 빈 필하모닉을 여성 최초로 지휘한 시몬 영 역시 호주 출신이다.

최근에는 호주 출신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들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다. 그중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의 아내로도 잘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 아델 안소니가 바로 호주 태스매니아 지역 출신이다. 세계 최고의 음악 콩쿠르로 인정받고 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2009년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인 레이 첸은 대만에서 태어났지만 생후 6개월 때 호주로 이민 갔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호주나 뉴질랜드가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이기 때문인지 ‘다문화’ 가정 출신의 연주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마오리족 혼혈인 키리 테 카나와는 물론이고, 존 윌리엄스는 어머니가 중국계이며 아델 안소니도 인도 혈통을 지닌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이 화음을 이루며 살아가는 곳, 호주와 뉴질랜드.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그곳에서 나고 자란 더 많은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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