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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계고 출신 카이스트 학생 자살 이후...보완책은?
전문계고 출신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ㆍKAIST)에 합격했던 조모(20)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두고 교육계 일부에서는 카이스트가 신입생, 특히 비(非) 과학고 출신 학생들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그 준비가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성적보다 잠재력을 본다는 입학사정관 전형도 수험생의 자질을 제대로 살필 수 있도록 평가가 보다 강화돼야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1일 다수의 교육 전문가와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2010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각 대학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확대하면서도 이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한 데서 빚어졌다.

특히 전문계고 출신 신입생의 경우 일반계고나 특수목적고 출신에 비해 국어ㆍ영어ㆍ수학 등 이른바 주요과목의 수업시수가 떨어져 이를 보충할 수 있도록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그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전문계고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 전문계고 출신 특별전형을 통해 들어오는데, 우리 학교에서도 일부 교양ㆍ전공 수업을 버거워 하는 학생이 꽤 있었다”며 “카이스트의 경우 미ㆍ적분 등 수학이나 과학 과목에 대한 비중이 큰 데다 대부분 영어로 강의가 진행돼 해당 학생이 따라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8월 학교장 추천 입학사정관제로 전국에서 150명을 선발한 KAIST는 같은 해 9월 예비입학생을 위한 사이버 강의인 ‘브릿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일반고, 전문계고 등 비(非) 과학고 출신 합격생들의 수학ㆍ물리ㆍ화학 과목의 학습 수준을 과학고 출신들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신입생들을 위해 ‘새내기 세미나지도 교수제’와 ‘멘토 프로그램’도 마련했지만 고민 상담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카이스트의 일부 학생들은 전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 신입생에 대한 사후관리뿐 아니라 선발 단계부터 수험생의 잠재력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입학사정관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실력과 잠재력을 고루 갖춘 신입생을 뽑을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선발 단계에서 잠재력과 함께 수험생의 지적 능력도 함께 살펴 봐야 한다”며 “서류만 가지고 학생을 뽑는 현재의 입학사정관제도 문제다. 정량평가를 무조건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상윤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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