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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움직이는 제자들보면 뿌듯”
숱한 벤처CEO 배출 · ‘벤처계의 대부’ 권욱현 명예교수
“국가경제 실핏줄은 中企”

제자들에 창업 적극 권유


휴맥스 변대규 대표등

CEO만 10여명 맹활약




제2의 벤처 붐과 함께 ‘권욱현 사단’이 벤처기업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휴맥스, 슈프리마, 파인디지털, 우리기술 등 각 분야에서 벤처기업을 상징하는 이들 기업 대표 등은 모두 권욱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명예교수의 제자다. 권 교수가 ‘벤처기업의 대부(大父)이자 CEO 산실’로 불리는 까닭이다.

권 교수는 벤처기업이라는 용어조차 낯설던 시절부터 수많은 제자를 벤처기업인으로 배출하며 국내 벤처기업의 태동을 이끌었던 벤처기업계의 ‘대부’다. 그의 가르침을 거친 제자들이 만든 수많은 벤처기업은 명실공히 각 분야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학연구실에서 시작해 대표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낸 이들의 벤처정신은 ‘권욱현 사단’이 국내 벤처기업의 역사를 관통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권 교수가 배출한 벤처기업 CEO는 10여명에 이른다. 벤처기업 1세대인 휴맥스의 변대규 대표는 권욱현 사단의 ‘맏형’ 격이다. 슈프리마, 파인디지털, 우리기술, 토필드, 바텍, 파이오링크, 젤파워(구 기인시스템) 등이 권 교수 제자가 만든 벤처기업이다. 


권욱현 교수는 벤처기업이라는 용어조차 낯설던 시절부터 수많은 제자를 벤처기업인으로 배출하며 국내 벤처기업의 태동을 이끌었던 벤처기업계의 ‘대부’다.

권 교수는 “제자들이 벤처기업 CEO로 널리 활동하는 모습을 접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지금도 항상 기사 등을 챙겨보고 있다. 학생 때처럼 리포트로 보고하라고 할 수 없으니 내가 먼저 챙겨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변대규 대표가 휴맥스를 설립할 당시 권 교수가 적극적으로 창업을 독려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1989년 휴맥스가 설립될 당시만 해도 벤처기업이란 말 자체가 없었던 시절. 권 교수는 “당시 미국 생활을 하면서 실리콘벨리 붐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중소기업ㆍ벤처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제자들에게 창업을 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했다”고 회고했다.

휴맥스는 창업 초기 노래반주기 사업 등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등 혹독한 시련을 딛고 디지털셋톱박스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이뤄 지난해 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망된다. 휴맥스 측은 “벤처기업 1세대로 시작해 제조업 분야에서 1조원을 넘기게 되는 건 최초”라며 “벤처기업 대내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발전소 원전 감시제어시스템 분야에서 명성을 떨친 우리기술의 창업자 김덕우 전 사장도 권 교수의 권유로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지문인식 분야의 대표기업 슈프리마의 이재원 대표, 내비게이션업체 파인디지털의 김용훈 사장, 계측장비 및 의료용 디지털장비 전문업체 바텍을 창립한 임성훈 전 대표이사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굴지의 벤처기업 창업자도 권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변대규 대표<왼쪽부터>, 이재원 대표, 조영철 대표, 이용철 대표

권 교수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제자들이 창업한 게 아니다. 중소기업이 경제의 뿌리이며 창업을 하게 되면 일자리도 창출하고 보람도 느낄 수 있다는 말에 제자들이 CEO로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가 지금도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건 제자들이 창업 이후 힘든 시기를 선ㆍ후배라는 이름으로 함께 극복했다는 점이다. 그는 “우리기술만 해도 자리잡기까지 힘든 시기가 많았지만 창립 멤버 모두 한 명도 나가지 않고 회사를 지켰고 그 결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권 교수가 교편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사제 간 만남은 이어지고 있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 졸업시킨 학생 120여명 중 40여명이 벤처기업에 몸을 담고 있다”며 “연말연시마다 한 차례씩 만나서 서로의 애로사항을 공유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휴맥스 변 대표도 항상 벤처기업에서 중견, 나아가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다”며 “제자들 모두가 항상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벤처정신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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